동아일보가 블룸버그 한국지사 기자의 트위터 사진을 사용하면서 출처를 표기하지 않아 논란이 되자 5일 오후에서야 출처를 표기했다.
이아무개 블룸버그 한국지사 기자는 지난달 2월28일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취재현장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사진을 촬영해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이 기자는 트위터 계정에 최 외무성 부상 사진과 함께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기자들로부터 몇 가지 질문을 받았다”라는 내용을 게재했다.
다음날인 3월1일 문아무개 동아일보 기자는 “北최선희 ‘김 위원장, 북-미 거래 의욕 잃은 느낌’”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썼다.
동아일보는 최 외무성 부상 사진과 함께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1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측 반응을 보며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앞으로 조미(북미) 거래에 의욕을 잃지 않으시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 왼쪽부터 동아일보 기사 페이지 화면, 블룸버그 기자 트위터 화면.
블룸버그 기자가 트위터에 올린 최 외무성 부상 사진과 동아일보 기사 속 최선희 외무성 부상 사진은 같았다.
문아무개 동아일보 기자는 “하노이에서 기사만 송고했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을 찍을 기회는 드물다.
그렇다 보니 언론사들은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찍은 사진을 두고 저작권 문제에 민감해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기자회견장에 들어간 한국 언론사는 조선일보와 한국일보, 한겨레, 연합뉴스 등 모두 4곳이었다.
▲ 동아일보가 5일 오후 기사 출처를 밝혔다. 사진= 동아일보 기사 페이지 화면.
실제로 한국일보는 “[뒤끝뉴스] 최선희의 ‘답답함’, 어디까지 진심이었을까”라는 제하의 지난 4일자 기사에 최 외무성 부상 사진을 실으며 “[저작권 한국일보]”라는 캡션을 달았다.
조선일보는 “회담 결렬에 다급해졌나…北 리용호의 한밤 기자회견” 제목으로 지난 1일자 기사에 최 외무성 부상 사진을 실으며 “사진=연합뉴스”라고 출처를 표기했다.
▲ 한국일보 기사 페이지 화면.
민감해하는 것을 떠나 출처를 밝히지 않고 타인의 사진을 사용하는 것은 법에 저촉된다.
하인준 변호사는 “다른 언론사 사진을 인용하면서 관련된 기사를 작성하는 경우 그 출처를 명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법에 따르면 출처를 명시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고 저작권자에게 저작권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한다.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해 배상판결을 받은 선례도 있다.
국민일보는 최근 박김형준 사진작가의 사진을 무단 사용해 100만 원을 배상하게 됐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제3민사부는 국민일보가 2017년 임아무개 목사 사진을 원저작자와 당사자에게 허락을 구하고 쓰지 않았다며 저작권침해에 대한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국민일보는 임아무개 목사가 이단성이 있다고 비판하는 기사를 쓰면서 박김 작가가 찍어 페이스북에 게시한 임아무개 목사 사진을 가져다 썼다.
국민일보는 사진 출처로 ‘페이스북 캡처’라고만 표기했다.
국민일보는 보도를 위해 정당한 범위 안에서 사진을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캡처’라는 형태로 출처를 밝히고 기사를 서술했다 하더라도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페이스북 공개 사진을 기사에 사용해도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출처 : 미디어오늘(https://www.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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